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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사람&사랑

서러움의 근원들-1️⃣

여름에 6주, 겨울에 두 달 강릉에 다녀온 숙은 여전히 불안하다.

졸혼 상태라고도 말하기 참 어려운 것이, 포기가 없다.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제거하기에는 그 근원들이 끝이 없다.

 

그녀가 둘째를 낳았다. 아들이었기에 자신의 엄마를 닮지 않았다는 점에서 크케 기뻤다. 그런데 백일 지나면서 아기 얼굴에 좁쌀 같은 것들이 생기면서 아기는 가려운지 자꾸 손을 대기 시작했고 얼굴이 헐어 진물이 났다. 갓난아기니 약을 함부로  쓸 수 없었다.  모자는  단잠을 자지 못했다. 부드러운 옷을 입고 아기에게 젖을 먹었고, 얼굴을 시원하게 해 주려고 애 썼다. 사방으로 아기에게 쓸 수 있는 약재를 구하려고 했지만 없다고들 했다.

그녀 혼자 의심되는 일이 있었다. '매독', 간호사였던 그녀의 직간접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었다. 남편은 그녀에게 여러 번 가려움증을 옮겨줬기 때문에 이번에도 분명히 남편 때문이다. 아기의 상태가 심해지자 친정어머니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잠자고 있는 사위를 깨워 예배당으로 끌고 갔다.

"자네, 하나님께 회개할 일 있겠지? 이제 선생이라는 이름도 꺼내고 싶지 않으네. 모자가 몇 달째 잠 못 자고 저리 고생하는데는 자네가 저지른 죄가 있을 걸세."

그는 과연 제대로 회개를 했을까. 우선 장모의 서슬에서 놓이기 위해 회개하는 척 했을 거다. 아니면 그 순간만은 진심으로 회개하기는 했을 거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한 마디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 하나님과 자신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어느날, 따뜻한 햇볕에 쪽마루에서 잠깐 아이와 졸고 있던 그녀는 너무 깊게 잠에 빠진 바람에 아기를 바닥으로 놓쳐버렸다. 그날이 결코 한 번이 아니었고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몇 번 반복됐다. 이웃 여인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내가 날마다 지켜봤는데 선생네 집이라고 해서 나같은 민간요법을 믿지 않을 것 같아 망설였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들어왔어요. 내가 그 병을 잘 알아요. 우리가 작은 약방을 하고 있는데 우리 집 손님을 살려준 경험이 있답니다. 이 가루를 물에 이겨서 아기에게 발라보세요. 아마 잠이 깊게 들 겁니다. 자고 나면 조금씩 꾸덕꾸덕해질 테고...조금씩 계속 발라주셔요. 나를 믿어보셔요."

뭐라도 해야했던 그녀는 미심쩍긴 했지만, 그 여인네도 소문난 약방이니 시키는 대로 했다. 과연 그녀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였다.

 

60년이 다 된 이야기가 명절 아침에 갑자기 생각난 숙.

이혼을 해야만 자신의 불행을 끝낼 것 같은데, 남편은 여전히 "NO" 강력하다. 

숙의 병은 오늘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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